“장애인들도 골프를 잘 즐기는 선진국이 되려면?” 이상진 원장의 골프 의학 이야기 제49편 2024년 갑진년(甲辰年)에는 진정한 선진국 골프 시스템을 만들도록 하자 나는 지난 2022년 열린 ‘제1회 U.S. 장애인 오픈 챔피언십’(Inaugural U.S. Adaptive OpenChampionship)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2022년 7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파인허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미국 29개주에서 69명,이외 전 세계 11개국으로부터 27명 등 총 96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했다. 남자부 78명,여자부 18명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는 15세부터 80세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장애는 팔(Arm), 지적발달(Intellectual), 다리(Leg), 팔, 다리절단(Multiple Limb Amputees),신경학적(Neurological), 휠체어(Seated players), 시각(Vision) 파트로 나뉘어 경기가진행됐고, 우리나라 이승민이 최종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우식(32오버파, 248타)은 31등, 이양우(50오버파, 266타)는 57등, 여자부 한정원(58오버파, 274타)은 7등에 오르며 선전했다. 당시 나는 대회가 열리기 8개월 전부터 대회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준비 기간 동안 장애인골프계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후부터는 문제점들을 알리려고 노력중이다. 이에 2024년 청룡의 해에는 우리나라도 장애인 골퍼들이 좀더 편하게 골프를 칠 수있는 나라가 되길 소원해 보면서 새해 첫 칼럼으로 장애인 골프에 대한 문제점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 | GOLF HERALD 2024년 1월 글 | 이상진(정형외과 전문의 & 캠프나인정형외과 골프의학클리닉 원장) 팀 닥터이자 박우식 선수 캐디로 대회에 참여한 이상진 원장 지난 2022년 7월 미국골프협회(The United States Golf Association, 이하 USGA)가 개최하는 최초의 장애인 대회인 ‘제1회 U.S. 장애인 오픈 챔피언십’이 열렸다. 이전까지도 미국에는 미국장애인골프협회(United States Adaptive Golf Association, 이하 USAGA) 주관으로 열리는 대회는 많았지만, USGA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대회는 2022년 열린 이 대회가 처음이었다. 초대 대회이다 보니 장애 분류, 핸디캡 적용, 세부 규칙 등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서도 공식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대회 일정을 확인하고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시작부터 어려웠는데, 특히 발달 장애의 경우에는 등록 절차가 더 힘들었다고 한다. 세계 대회에 많이 참여해 본인의 세계 랭킹이 있는 경우에는 참여 여부가 미리 예측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에는 세계 대회 경험이 적다 보니 랭킹이 있는 선수가 드물어 참가 선수 명단 발표 전까지 누가 뽑힐지 몰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원 수 예측이 안되다 보니, 비행기표 예약, 숙소 결정 등 참가 준비에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무엇보다 5월17일에 선수 명단이 발표된 이후에는 본격적인 훈련을 해야 했는데 선수들의 훈련장소 섭외가 너무 힘들었다. 심지어 보훈대상자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장애인 골퍼인 박우식 선수의 경우에는 정부 관련 골프장에서마저 훈련 라운드가 쉽지 않아 지인들에게 구걸을 하다시피 해 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했지만 많이 모이지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발 전날에는 메인 후원을 약속했던 모금융그룹의 후원마저 완전히 철회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결국 참가 선수 대부분이 개인 경비로 출전을 하게 됐고, 이에 선수 및 보호자, 서포터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 내가 느낀 장애인 골프에 대한 주요 다섯 가지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제1회 U.S. 장애인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승민 ©USGA (by Robert Beck) 첫째, 장애 외에도 질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의사로서 장애인 골프 선수들을 보게 되면 대부분 여러 다른 질병들도 가지고 있다. 박우식 선수의 경우에는 고령으로 인한 대사질환은 열외로 하더라도 상지(팔) 손상도 있고, 한쪽 다리는 절단, 반대편 다리는 고정돼 있어 어쩔 수 없이 허리에 많은 부담이 가게 돼 요추에 척추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다행히 대회 6개월 전부터 본브릿지병원과 서재곤링크스 병원에서 치료비와 수술비 전액을 후원해 주어 수술 후 회복된 후,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장애인 골프 선수들의 경우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둘째, 장애인 협회의 문제다. 장애인 골프를 검색해 보면 파크 골프 노출이 대부분이고, 실제 활동도 장애인들의 참여가 쉬운 파크 골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파크 골프와 장애인 골프는 전혀 다른 운동이다.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애인 골프는 협회 안에서 상당히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장애인 골프의 가장 큰 문제점인 구심점이 없다. 실제 많은 장애인 골퍼들이 전국 곳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로 움직일 구심점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셋째, 후원 업체가 많지 않다.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후원을 받는 장애인 골프 선수들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사회 참여와 기부 등에 상당히 많이 참여하고 있고,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에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장애인 골프와 거리를 두고 있는데, 장애인 골프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런 문제점은 꼭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넷째, 골프장 협조가 부족하다. 정부 소유 골프장에서의 라운드나 장애인이 골프장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 이동 방법, 그린이나 필드에 전용 장비 진입 허가, 보호자나 서포트 동반 참여 등 장애인 골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로 골프장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한데, 골프장에서 앞장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 골프 전문가, 헬스 전문가들의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장애인 골프 선수의 경우, 장애 부위가 다양한 만큼 스윙 방법, 부상에 대한 대처, 몸 관리 방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에 장애인 골프 전문가 및 헬스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가 만들어져서 이러한 정보들을 공유해 많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이외에도 세계 대회의 경우, 현장에서 발생하는 통역 문제, 훈련장 이용 문제 등 세세한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이 제한을 적게 받으며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2024년에는 보건복지부와 국가보훈처 등 국가 차원에서 적절한 정책 지원이 마련됨으로써, 한국 장애인 골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AD] 색다른 골프 액세서리의 집합소, 테크스킨 골프! www.techsk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