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한 회사를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대부분 골퍼들은 스카티 카메론(Scotty Cameron)과 로버트 베티나르디(Robert Bettinardi)를 가장 많이 언급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오디세이나 핑 퍼터들도 있으나, 브랜드 파워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이 두 가지 이름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유명한 브랜드가 그린에서 더 나은 성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퍼팅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여러 투어 프로의 가방을 들여다보면 흠집이 있는 낡은 퍼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돈 많은 프로들은 그 어떤 퍼터를 소유할 수 있음에도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퍼터를 택하는 반면, 나 같은 많은 일반 골퍼들은 매년 유명 브랜드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최신 제품에 눈독을 들이곤 한다. 그렇다면 퍼터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골퍼 중 일부는 "나에게 가장 효과가 있다면 됐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그럴까? 예를 들어, 대형 골프 매장에서 무료로 퍼터를 선택할 기회가 있는 가운데, 고급 브랜드와 비싼 퍼터들을 제쳐놓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10만 원짜리 퍼터를 선택할 수 있을 골퍼가 과연 얼마나 될까? 당연히 나도 못할 것이다. 물론 퍼팅을 잘하고 싶지만 이왕이면 멋진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욕심 덕분에 나는 수년간 카메론과 베티나르디 제품을 포함해서 정말 다양한 퍼터를 구매해 봤다. 심지어, 최근에는 골프 클럽보다 예술 작품이라는 표현이 더 맞아보이는 커스텀 부티크 퍼터(Lamb, Olson, Artisan 등)를 발견하고 호시탐탐 노린다. 그러나, 멋진 블레이드 퍼터보다 크고 못생긴 말렛 퍼터가 나에게 더 어울린다는 냉정한 현실 때문에 자제하고 있는 와중 코티 퍼터를 알게 되었다. 미국에는 스카티 카메론, 한국에는 코리안 타이거코리안 타이거 (KOTI) 퍼터의 윤창선 대표는 처음부터 클럽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 골프를 몰랐던 시절부터 대기업에서 기계 공학 및 휴대폰 디자인 분야로 인상적인 경력을 쌓았지만, 골프에 대한 사랑은 2007년부터 그를 퍼터 디자인으로 이끌었다. Scotty Cameron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윤 대표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탱 (Tang) 퍼터 회사를 설립하고 첫 작품인 '와이어 퍼터'를 소개했다. 테니스 공이 라켓에서 튕겨나가는 소리를 회사 이름으로 정할 정도로 애착이 가는 wire face 퍼터 기술은 철사로 골프공을 튕겨내는 일관된 힘과 정확한 방향을 제공하게끔 고안되었다고 그는 말했다. 퍼터 디자인에 관한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그다음 제품인 '트랜스포머' 퍼터로 이어갔다. 움직이는 부분을 탑재한 트랜스포머 퍼터는 헤드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블레이드와 말렛 퍼터의 장점들을 하나의 퍼터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제품이 골프 규칙에 어긋난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으나 무게 분배의 중요성을 깨닫는 귀한 경험을 얻었다. 201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한 YCS Golf Studio에서 끊임없이 디자인 연구를 진행한 그는 마침내 자신만의 특허 기술인 CGT (Center of Gravity Technology) 기술을 탑재한 코리안 타이거 퍼터 브랜드를 2020년에 선보였다. "저는 모든 수준의 골퍼들이 사용하기 편하고 효율적인 멋진 퍼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퍼터와 디자인을 보고 연구해왔는데, 처음 퍼터를 잡고 스트로크 해보면 어떤 제품은 백 스트로크가 편하고 자연스러운 반면, 어떤 제품은 어색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 불안한 느낌 때문에 짧은 거리 펏을 자주 놓치게 되고, 이어서 자신감까지 저하되는 큰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높은 MOI로 더 많은 안정성을 제공하는 말렛 퍼터 옵션도 있지만, 전통적인 블레이드 퍼터 디자인과 너무 차이가 나서 항상 고민이었지요.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수년간 노력한 결과, 마침내 저만의 Center of Gravity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특허를 받은 이 기술은 퍼터 헤드의 정확한 중앙에 CG를 배치함으로써, 정지된 어드레스 포지션에서 자신 있게 퍼터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올바른 느낌'을 제공합니다."- 윤창선 대표이사, KOTI 퍼터 – 한국이 골프의 선진국이라고 알리는 동시에 코티 퍼터만의 특별한 디자인 및 의미를 두고자 생각해서 지은 코리안 타이거. 두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KOTI라고 정하고 로고 또한 호랑이 머리로 새겨 넣었다. 코티 브랜드를 처음 만날 시, 이름은 생소했지만 뛰어난 디자인 완성도와 귀여운 호랑이 로고가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KOTI 이름의 의미와 전통적인 한옥을 상징하는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한국을 연상케하는 각 모델의 이름(제주, 독도, 태백, 훈민정음 등)을 알고 난 후 자랑스럽게 느껴졌다.저명한 미국 과학 매거진에 소개될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알파벳으로 알려진 한글. 코티 퍼터들은 이 같은 한국의 유명한 업적과 명소들은 기념한 모델명을 지니고 있다. 멋진 디자인 + 찐 기술력 = 코티 퍼터 윤 대표의 디자인과 퀄리티는 Scotty Cameron이나 Tyson Lamb 등, 그 어느 해외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지, 기술 면에서는 큰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Center of Gravty Technology"라고 불리는 기술은 지금까지 내가 봐온 수많은 원피스 밀링 퍼터들 중 유일하게 중심력(CG)이 퍼터 중앙에 정확히 위치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퍼터 헤드를 송곳 위에서 정중앙으로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는 시범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든 코티 퍼터는 Center of Gravity 시술로 퍼터 페이스 및 솔 부분의 중앙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최신 KOTI 모델 헤드 뒤쪽의 범퍼는 동일한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페이스 센터에 중심을 잡은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새롭게 이전한 경기도 광주 본사에서 여러 모델을 굴려본 결과, 개인적으로 중시하는 터치감, 방향성 및 거리 컨트롤, 그리고 전체적인 스트로크의 느낌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웠다. 보통 새로운 퍼터를 사용해 보면 헤드 무게와 그립감에 대해 아직 익숙지 않아서 퍼팅이 들쑥날쑥했다. 그러나 코티 퍼터는 마치 처음부터 나를 위해 맞춰진 것처럼 편하고 매끄러운 퍼팅 스트로크가 되었다. 퍼터를 뒤로 빼는 첫 동작(back stroke)이 요즘 영 불안했는데, 코티는 모델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흔들림 없고 부드러운 스트로크로 자신감을 주었다. 윤 대표에 따르면, 그의 Center of Gravity 기술이 제공하는 완벽한 밸런스 덕분에 토크 (비틀림)가 최소화된 것이라고 한다. 윤 대표의 작업실은 그의 작품을 찾는 많은 투어 프로들과 엘리트 아마추어 선수들, 그리고 얼리어답터 골퍼들로 붐비고 있다. 확장 이전을 했음에도 밀린 특별 주문량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판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 생산 계획은 아직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윤 대표는 코티 제품의 품질을 더욱더 높이고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퍼터마다 완벽한 CG 밸런스를 위해 먼저 기계 밀링 된 후 손으로 하나하나 완성 제작되기 때문에 가격 또한 기성품보다 높게 책정되었다. 소량으로 제작된 한정판 KOTI 모델 퍼터 가격은 100~150만 원 선이며, 윤 대표의 시그니처 스탬핑이 들어간 1-of-1 커스텀 투어 모델이라면 170만 원 이상이 기본이다.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지만, 코티 퍼터만큼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겸비한 클래식 스타일 퍼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윤 대표의 KOTI 퍼터 외 다양한 작품을 보려면 그의 인스타그램 페이지 @koti_putter를 방문. "세계의 벽은 높다"라는 표현이 예전에는 자주 들렸는데, 요즘은 거의 안 들린다. 한때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축구, 수영, 피겨 스케이팅 같은 분야에서도 월드컵 4강, 금메달의 박태윤, 김연아 선수가 당당히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물며, 제품 보는 눈과 제조에 관한 손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우리 한국 아닌가? 마찬가지로, 나는 머지않아 한국의 코리안 웨이브가 더 많은 분야에서 세상 흐름을 주도할 것이며, 그중 하나가 골프 산업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OTI와 같은 우수한 국산 제품들이 국위선양을 해주길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새롭게 소개할 Made in Korea 제품을 수소문한다. 제임스 장 편집장올댓골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