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과 1998년은 한국에 있어 두 가지 큰 의미를 지닌 해였다. 1996년, 한국은 처음으로 OECD 국가 대열에 진입했고, 1998년에는 박세리 선수가 한국 선수 최초로 US오픈에서 우승해 IMF 시대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 두 사건은 대부분 관련이 없지만, 하나의 공통된 불편한 진실을 공유한다. 그들은 둘 다 우리가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별명을 얻는 데 기여했다.1990년대 당시, 국내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서 해외여행은 호황을 누렸고 1996년에는 최고조에 달했다.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한국 밖으로 나갔으나, 성질 급한 우리에게 붙은 것은 "Ugly Korean"이라는 것이었다. 무질서한 행동과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물론 소수였겠지만, 그런데도 한국인 관광객 전체가 오랜 시간 동안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참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1998년 박세리의 우승은 정반대이지 않은가? 그녀의 역사적인 우승은 IMF에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준 동시에 골프라는 생소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어넣었다. 그녀의 활약 덕분에 오늘날 한국은 세계 최고의 골프 국가들 중 하나이며, 메일 수십만 명의 골프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도대체 어글리 코리안과 골프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먼저, 골프는 오랜 전통과 에티켓, 그리고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지향하는 신사의 게임으로 알려져 왔다. 어쩌면 우리의 과거 양반 문화와 잘 들어맞는 스포츠이기에 이토록 인기가 많을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골프의 외부로 보이는 측면만 중요하게 여기고, 이 위대한 게임의 예절과 전통을 존중하는 데는 부족한 것 같다. 즉, 대부분 골퍼는 자신의 스코어와 장비, 의류에 대해 많은 시간과 투자를 하지만 정작 골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황금률 - 디봇 수리, 벙커 정리, 피치 마크 수리에 대해 무관심하다. 사진 - usga.org 골프를 모르거나 갓 시작한 이들에게 이런 부분은 어리석게 보일지도 모른다. 당연히 내 돈 내고 치는데 내가 그런 일을 왜 해? 그러나 에티켓을 유의하는 것은 골프의 깊은 전통과 코스를 존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같이 플레이하는 상대방에게도 존경심을 표하는 것이다. 골프장을 방문한 당신이라면 다음과 같은 상황들을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페어웨이 중앙으로 완벽한 티샷을 보냈는데 가보니 깊숙한 디봇 자국에 들어가 있거나, 벙커에 들어간 공이 정리 안 된 발자국에 들어가 있는 경우는 허다하다. 또한, 중요한 퍼트를 잘 굴렸는데 수리되지 않은 피치 마크에 엉뚱한 방향으로 튄다면 온종일 속상할 것이다. 어떤 골퍼도 이런 상황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이 파낸 디봇을 방치하고, 벙커와 그린을 정리하지 않은 채 다음 홀로 태연히 이동한다. 대체 언제부터 뒷정리하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었을까? 설상가상으로 어느 골퍼들은 되려 코스 상태가 형편없지만, 돈은 비싸게 받는다고 불평하고, 어떤 이들은 '골프장이 플레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뒷정리하면 뒤처지기 때문에 못 한다"라고도 한다. 사진 - allthatgolf.kr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실제로 골프장은 매일 페어웨이와 그린을 수리하는데 큰 비용을 써야 하므로 골퍼들이 코스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면 오히려 고마워할 것이다. 만일 디봇을 수리하거나 벙커를 정리하는 골퍼를 훈계하는 골프장이 있다면 그곳은 다시 이용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할수록, 더 많은 시선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이미 현재 코로나 사태에서도 모범적인 대처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골프장 시장은 해외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어서 '매너 좋은 멋진 코리안 골퍼'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최고 아닌가? 출처: 유투브 [캐디세상] 그린보수 하는방법! 골프캐디 이제라도 시작해보자. 인터넷에 잠깐 검색하면 피치 마크 수리 방법을 알 수 있고, 디봇과 벙커 정리도 매우 쉽다. 대형 골프 회사들도 이런 ‘3대 코스 매너’ 지키기 캠페인을 만들고 알리는데에 앞장서줬으면 한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골퍼 서로에게 좋은 샷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과 배려를 시작한다면 골프 라운드가 한층 즐거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라운드 중 나의 세컨드 샷을 무사히 그린에 올릴 수 있게 디봇을 수리해주고 간 골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덕분에 돈을 굳혔다 ㅎㅎ). 제임스 장 / 편집장저작권자 © 올댓골프리뷰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