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보 또는 오버사이즈 (oversized) 퍼터 그립이 프로 투어에 처음 등장한 지 올해가 벌써 10년째이다. 두툼한 퍼터 그립의 비전통적인 모습은 처음부터 많은 골퍼들이 조롱을 했지만, 오늘날 수많은 프로와 아마추어들의 골프 게임을 도와주는 제품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점보 퍼터 그립을 사용하는 최경주 선수 [출처: www.golftime.de] 점보 그립은 다양한 크기와 재질 및 디자인으로 제공된다. USGA 장비 규칙을 살펴보면 그립의 최대 직경은 44.75mm (1.75 인치)로 제한되고 있으며, 이 크기에 가까운 그립은 오버사이즈로 간주한다. 실제로 손으로 쥐게 된다면, 일반 퍼터 그립보다 양손 손가락으로 다 감싸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출처: palmbird.com] 점보 그립이 이토록 인기를 끌어온 것은 물론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Justin Rose 또는 Sergio Garcia 같은 유명한 투어 프로가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두꺼운 퍼터 그립을 선택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과연, 나에게도 오버사이즈 그립이 맞는 옵션일까? 아니면 Tiger Woods와 같은 전통적인 그립이 더 나을까? 오늘은 아래와 같이 오버사이즈 그립의 가장 큰 장단점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PROS 점보 그립의 가장 큰 장점은 퍼팅 스트로크 중 손과 손목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가진 골퍼를 돕는다는 것이다. 즉, 이 골퍼들은 스트로크 시 손이나 손목이 꺾이는 버릇으로 퍼터 페이스 각도에 변경을 준다. 그 결과, 공은 임팩트 시 열리거나 닫혀 맞아서 똑바로 굴러가지 않고 퍼트를 놓치게 된다. 오버사이즈 그립은 이 같은 골퍼의 손가락과 손, 그리고 손목의 움직임 및 비틀림을 모두 줄임으로써 더 매끄럽고 일관된 펜듈럼 (진자) 퍼팅 스트로크를 가능케 한다. [출처: www.noahsarkgolf.com] 또한, 큰 퍼터 그립을 사용한 퍼팅 스트로크는 손과 손목을 덜 사용하면서 팔과 어깨를 더 활용하니 숏 퍼팅에 대해 보다 일관된 롤과 정확성을 증가시킨다. 마지막으로, 모든 골퍼의 악몽이라 불리는 손의 무의식적 경련인 ‘입스'(yip)에도 일반 퍼터 그립보다 두꺼운 점보 그립이 더 안정적이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 입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출처: golfdownunder.com.au] CONS 반면, 숏 퍼팅에 유리했던 점보 그립의 기능은 일부 골퍼에게 불리하게 적용할 수도 있다. 즉, 긴 퍼팅에 필요한 거리 감각을 느끼기 위한 손과 손목의 작은 근육을 두꺼운 그립으로 잘 사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bleacherreport.com] 따라서, 퍼터 그립이 클수록 긴 퍼트의 거리 컨트롤을 하기 어렵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점보 그립은 일반 그립보다 손목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롱 퍼팅 시, 진자 스윙이 더 넓어야 한다. 또한, 일반 퍼터 그립보다 더 무거울 수 있기 때문에 퍼터 헤드가 더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서 스트로크가 흔들릴 수 있다. [출처: golfcity.com] 이처럼, 골퍼마다 숏 퍼팅과 롱 퍼팅에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론도 좋지만 더 좋은 방법은 여러 개의 퍼터와 그립으로 직접 공을 굴려 보면서 시험해 보는 게 좋다. 여기에 눈썰미 좋은 피팅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좋다.